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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라산의 가을, 바다에서 산으로 이어진 단풍길
–씨월드고속훼리 한라산 단풍투어 후기 (어리목 → 윗세오름 → 영실 코스)
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목포항, 새벽의 공기가 차갑게 빛났습니다.
씨월드고속훼리의 갑판 위로 붉은 동이 트자, 바다는 유리처럼 맑고 고요했어요.
그 잔잔한 수면 위로 단풍빛 햇살이 번져들며, 오늘의 여정을 예고하듯 반짝였죠.
‘이 가을을, 산에서 완성하자.’ 마음속으로 그렇게 다짐했습니다.
어리목의 시작, 바람 한 줌에 담긴 가을 냄새
어리목탐방안내소에 닿자, 산의 냄새가 먼저 반겨주었습니다.
축축한 흙냄새와 솔잎 향이 섞여 코끝을 간질이고,
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이른 아침 공기를 황금빛으로 물들였어요.
처음엔 경사가 완만했지만, 발을 디딜 때마다 단풍이 더 짙어졌습니다.
바람이 나뭇잎을 흔들 때마다 ‘사각사각’ 소리가 났죠.
그 소리는 마치 “가을이 왔어요” 하고 속삭이는 듯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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윗세오름, 붉은 구름이 머무는 곳
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구름이 낮게 깔렸고,
붉은 단풍 사이로 햇살이 번지며 금빛 융단을 깔아주었습니다.
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해 잠시 숨을 고르며 뒤돌아보니,
멀리 제주 바다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어요.
그 풍경 속엔
붉은 단풍, 흰 구름, 푸른 바다, 그리고 내가 있었습니다.
바람이 살짝 불 때마다 단풍잎이 흩날리며,
그 짧은 순간조차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.
영실로 내려가는 길, 가을이 노래하는 능선
영실로 향하는 길은 조금 가팔랐지만,
그만큼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기도 했어요.
붉고 노란 잎들이 터널처럼 머리 위를 덮고,
햇살이 그 사이를 통과하며 수천 개의 빛 조각을 만들었습니다.
능선 위 바람은 차가웠지만, 마음은 이상하게 따뜻했습니다.
멀리 바다가 다시 보였고,
그 바다 위 어딘가에서 씨월드고속훼리가 반짝이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
이 여행은 완벽한 원처럼 이어졌습니다.
다시 바다로, 그리고 또 다른 가을로
하산 후 제주항으로 돌아와 배에 오르니,
노을이 바다를 붉게 태우고 있었습니다.
갑판 위에서 따뜻한 커피를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며,
오늘 하루가 꿈처럼 느껴졌어요.
씨월드고속훼리의 한라산 단풍투어는
단순한 등반이 아니라, 가을 그 자체를 걷는 여정이었습니다.
바다에서 시작해 산으로, 그리고 다시 바다로 돌아오는 길
그 속에서 우리는 ‘시간이 천천히 흐른다’는 걸 느꼈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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